올해 시총 630조 증발...1조 클럽도 75곳 줄었다.
국내 상장사의 9월말 기준 시가 총액이 올해 초 대비 60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22년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 전체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은 2575조원이었지만 3분기에는 1942조원으로 감소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633조원 넘게 증발한 것입니다.
올해 연초 대비 9월 말 기준 시총이 하락한 곳은 2033곳이었습니다. 조사 대상인 2440여곳의 83.5%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시총 1조클럽에 가입한 주식 종목 숫자로 3분기에만 70곳 넘게 줄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은 288곳이었습니다. 이후 1분기 273곳, 2분이 226곳으로 줄더니 올 3분기에는 213곳으로 감소했습니다. 최근 9개월 간 75개의 주식 종목이 시총 1조클럽에서 탈락한 꼴입니다.
전체 시총이 줄어든 금액은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합산 시총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700조원 시대를열며 3000조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대내외 환경 악화로 되레 2000조 밑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시가총액 조 단위 대어들이 자취를 감춘 영향도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지난해 16곳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곳에 그쳤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성장주 위주인 코스닥은 코로나19 이후 게임, 바이오주 성장에 힘입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시가총액이 204조원(85%) 증가하며 호황을 누렸으나 엔데믹 국면을 맞이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됐습니다. 하반기에는 증시 규모가 더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