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은 왜 여행 호황기에도 적자일까?
호텔롯데, 작년 추징된 법인세 1541억 9개월 유예 끝 납부 / 2대주주 롯데 건설 단기 자금난에 860억원 유상증자 예정
호텔롯데가 올해 영업활동과 무관한 자금 출형이 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예 받았던 법인세 추징세액을 납부하고 단기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롯데 건설에 유상증자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호텔, 면세점을 주업으로 하는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9000억원을 넘ㄴ어서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보유한 롯데쇼핑 주식 195만3254주, 롯데칠성음료 주식 8만5932주를 담보로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맺은 두 건의 공택 계약을 최근 해지했습니다. 이 공탁 계약은 호텔롯데가 작년 2월 진행된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연말 부과된 1541억원의 법인세 추징세를 유예받기 위해 맺은 것입니다. 호텔롯데는 2018년 법인세와 관련해 추징세액을 부과 받았으며 국세청이 계열사 간 지분거래 내역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텔롯데, 법인세 1541억 납부...롯데건설에 860억 유증 공탁 계약을 해지한 것은 최대 9개월인 납부 유예 기한이 만료되서다. 호텔롯데 측은 “21일부로 법인세 1541억원을 완납했다”며 “조세심판원에 경정 청구(위법하거나 부당한 조세 처분을 받은 납세자가 심판을 요청하는 제도)를 제기했으며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에는 2대주주로 있는 롯데건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우발채무가 급증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지난 달 20일 2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지분 43.07%(1385만8158주)를 보유함에 따라 전체 유상증자 금액 가운데 약 861억원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롯데자산개발, 롯데손해보험 등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큰 금액을 수혈하는 건 처음이다.
올 들어서만 2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출되는 것인데 회사의 현재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뼈아픕니다. 호텔, 면세점을 주력으로 하는 호텔롯데는 연 매출이 2019년 7조4000억원에서 2020년 3조8400억원, 작년 4조6000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019년 3200억원 흑자에서 2020~2021년 누적 적자 7600억원으로 전환했습니다.올 상반기 매출은 3조원으로 전년 대비 54% 늘었으나 160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사업 부진 여파다. 면세사업부 매출은 53% 증가한 2조4500억원을 기록했으나 작년 102억원 흑자에서 올해 892억원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경쟁사인 신세계디에프가 상반기 영업이익 266억원, 호텔신라 면세사업부가 275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 대조적입니다. 롯데면세점 측은 코로나 초창기인 2020년 매입한 재고자산이 대거 손실로 반영되며 1분기 75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2분기에 적자 폭이 139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면세점 업계는 올해 말부터 여행 수요 회복에 따라 면세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