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이번 주 수천명 해고...창사 이후 첫 대량 감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이번 주 대규모 해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CNBN 등 외신들이 6일 보도했습니다. 메타는 이르면 9일 대상 직원들에게 통보할 예정입니다. 메타가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한 건 2004년 창사 이후 18년 만에 처음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사내 질의응답 시간에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 다소 보수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성과가 좋은 부서를 포함해 대부분 팀을 대상으로 예산을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기준 메타 직원 수는 8만7천명가량으로, 2분기엔 5천700명을 신규 채용했습니다.
앞서 WSJ은 메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현직 관리자 말을 인용해, 회사가 부서 재정비와 새로운 팀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당수 인력을 내보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30일 내 다른 팀으로 이동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해고되는 까닭에, 직원들 사이에선 ‘30일 리스트’로 불립니다.
메타 관계자들은 이미 직원들에게 이번 주에 불필요한 여행을 취소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대변인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우선 순위가 높은 소수의 성장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일부 팀들은 의미 있는 성장을 할 것이나, 다른 대부분의 팀은 내년에 걸쳐 규모가 유지되거나 축소될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우리는 대략 같은 규모 또는 약간 작은 규모의 조직으로 2023년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메타는 코로나19 기간 온라인 특수를 누리면서 몸집을 늘려왔으나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 와중에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과 경쟁 심화, 광고 수주 타격 등으로 고전하면서 올들어 주가가 70% 떨어졌습니다. 올해 9월 WSJ은 메타가 감원을 통해 향후 몇달 간 최소 10%의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메타 등 소셜미디어 업체는 최근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화 때문에 광고 매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기존엔 소비자가 아이폰을 통해 앱에 접속한 뒤 활동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이들 소셜미디어 업체들에 데이터 활용을 위한 이용자의 동의를 받도록 정책을 바꾸면서 메타와 같은 기업은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메타는 3분기(7~9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평균 광고 단가가 전년 대비 18%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소셜미디어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젊은 층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짧은 동영상 플랫폼이 틱톡으로 넘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메타는 이에 대응해 유사한 동영상 플랫폼 릴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관련 부서 리얼리티랩스 등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렸습니다. 특히 저커버그 CEO가 주도하는 메타버스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메타버스 사업을 맡은 '리얼리티 랩'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15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한다. 반면 메타의 가상 세계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 방문자 수는 20만 명이 채 안 됐습니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메타의 3분기 순이익은 4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억 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내려앉았습니다. 메타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투자자들도 메타의 경영 전략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지난달 헤지펀드 알티미터 캐피털은 저커버그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베타의 직원을 줄이고 (저커버그의) 메타버스에 대한 야망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의 분석가들은 "메타 경영진의 로드맵과 이 전략의 정당성은 투자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